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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미술의 이해와 감상』독서 후기: 처음 접한 미디어아트

by 만석꾼 오민정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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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많은 사람들이 미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연필이나 붓으로 그린 그림을 생각하거나 조각, 소조 같은 조형물을 떠올립니다. 아무래도 학창시절 미술수업 때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과 소조 활동을 주로 체험했기에 바로 연관 지어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 또한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게 미술의 영역을 좁은 시각으로 바라봐왔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아트를 알게 된 후에 무궁무진한 미술의 영역에 대해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미디어아트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출근하는 사무실이 광주문화재단 건물 옆에 위치해 있어서 자연스럽게 미디어아트를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특히, 광주광역시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로 선정되어 광주문화재단에서 활발한 창작지원을 이어오고 있으며 광주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그리고 광주아트페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같은 미술 관련 행사와 수많은 크고 작은 미술관, 레지던시를 통해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이 창작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미디어아트가 신기하고, 생소했던 만큼 작품에 대한 감흥이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계속해서 많은 작품들을 관람하고, 관련 책을 찾아서 읽다보니 미디어아트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디어아트가 어렵게 느껴졌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에 대해 이해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미디어라는 용어를 들으면 신문, 라디오, TV 와 같은 대중매체를 떠올림과 동시에 언론과 연관 지어 생각하기에 미디어아트를 단번에 뭐라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중매체가 쓰이는 곳을 생각할 게 아니라 대중매체의 역할에 주목하여 이해해야 했습니다. 수많은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에 방점을 찍고, 예술과 접목시켜서 이해하니 쉬웠습니다. 그래서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와 동시에 매체미술 또는 매체예술이라는 용어가 더 와 닿고,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이이남 작가, 신몽유도원도(출처: 광주문화재단TV) ※이미지를 클릭하여 동영상을 감상하세요~! 

 

 미디어아트로 유명한 작가는 대표적으로 이이남 작가가 있습니다. 그는 세계적인 작가이며, 미디어아트를 한 번에 이해시킬 수 있는 작가가 바로 이이남 작가입니다. 이이남 작가의 작품소재는 대부분 문화재를 활용합니다. 정확하게는 동양전통화에 다양한 영상효과를 접목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전통화폭에 멈춰 있는 구름과 사람이 움직이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친숙하면서 바로 와 닿는 작품으로 느껴지며, 외국인이 보기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작품이다 보니 신기하고, 흥미 있는 작품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로 이이남 작가의 작품은 박물관부터 현대미술관까지 다양한 곳에서 전시되며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신도원연출 홀로그램 영상 덕령이(출처: 신도원shindowon) ※이미지를 클릭하여 동영상을 감상하세요~!

 

 이이남 작가의 작품 외에도 홀로그램영상에 안예은 덕령이 이별가 노래가 합쳐져 의병장 김덕령 장군의 애환을 표현한 신도원 작가의 덕령이 작품을 극장에서 직접 관람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VR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여러 작품들도 기억이 납니다. 또한, 백나원 작가의 곰곰(The gateway)이라는 작품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곰곰은 글자를 거꾸로 뒤집으면 문문이 됩니다.

 

 

 문을 연상하는 크고 작은 하얀 LED등으로 이뤄진 조형물과 숫자가 적혀있는 각각의 스위치가 있는데 생년월일로 구성된 간단한 수학공식을 풀어보면 한 개의 문에 불이 들어옵니다. 이 문을 통과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작품입니다. 특히, 하얀 LED등으로 이뤄진 문들은 빛고을 광주 도시를 형상화하여, 인간과 도시를 비교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도시와 인간이 자의적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공통점과 함께, 인간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내·외부의 현상들에 대해 본인의 의지대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도시와 인간의 차이점으로 들고 있습니다.

 

 

 동시에 작가는 무분별한 도시개발의 현상처럼 자기계발을 한다고 하여 본연의 모습이 달라지지는 않으며 다시 태어나기 위해, 더 나아지기 위해 인간의 의지로 그 선택된 문을 어떤 방식으로 통과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또한, 숫자를 임의로 바꿀 수 있게 함으로써 자신이 타인에게 혹은 타인이 자신에게 인생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백나원 작가, 곰곰(The gateway) (출처: 2019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입주작가 기획전(사진촬영: 만석이))

 

 

 제가 이 작품을 감상할 당시에 직장을 이직할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직장을 옮길 것인지, 아니면 직장이 아닌 학업에 전념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직장도 전혀 다른 분야로 도전할지, 그동안 해오던 경력을 이어갈 것인지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작품이 고민에 대한 답을 주지는 않았지만, 작품과 하나가 되듯이 이 스위치, 저 스위치를 껐다가 켜보며 낮은 문은 제가 기어가며 통과하는 모습을, 좁은 문은 옆으로 서서 통과하는 모습으로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크고 넓은 문만 있다면 쉽고 편하게 지나갈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작품처럼 각자의 정해진 문(개인의 운명이나 삶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뿐만 아니라 불빛이 켜지지 않은 문을 지나가는 것도 사람의 자유이자 권리이며, 원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한 삶의 도전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디어아트를 접하기 전에는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작가가 작품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고 했는지 알아내는 게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미디어아트를 접한 후에는 미술작품에 담긴 의미도 중요하지만, 작가가 나에게 표현하려는 의미를 온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도 유심히 관찰하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연필이나 붓에서부터 조각, 소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료와 기법 그리고 일상 속의 사소한 물건들까지 매체가 되어 제게 이야기 해오고 있습니다. 거기다 요즘과 같이 급속한 기술발전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더욱 다양한 매체의 등장은 미디어아트 작품의 깊이 있고, 풍성한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미술의이해와감상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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